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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금반응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 먼저 익숙해져야 할 정의와 용어들 

​물에서 도금하는 이유

문제는 전자electron

산화oxidation와 산acid

​착화제란

물에서도금하는이유

​꼭지 1-1

물에서 도금하는 이유

여러 가지 도금방식이 있습니다. 보통 도금의 종류를 말할 때 금도금 은도금 처럼 도금하는 소재로서 구분할 수 있고, 도금 방법에 따라 건식도금 습식도금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습식도금을 전해도금 무전해 도금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세부적으로 구분하자면 많은 도금방식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도금하면 습식도금, 즉 물에 여러가지 약품을 혼합해 건욕한 도금욕이 먼저 떠오릅니다. 왜 이런 도금액을 만들고 피도물을 그 도금액에 넣어 도금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방식이 일반화 되어 있을까요.

 

상대적으로 쉬워서.

경제적이라서.

 

정확한 답은 아닐지 몰라도 나름 일이 있는, 공학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답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워서 실패할 위험이 크다면, 비용이 너무 크다면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겠죠.

 

그렇다면 습식도금, 즉 도금욕을 이용하는, 화학용어를 쓰자면 수용액을 이용하는 것이 분명 유용한 점이 있을 거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개념이라서 대부분 아시겠지만 익숙치 않은 분들을 위해: 한자로 水溶液이라 쓰고 영어로 aqueous solution인데, aqueous는 물과 같은, 물에 녹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aqua는 물의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죠. 아쿠아리움, 아쿠아슈즈, 아쿠아맨… 결국 물에 무언가 녹아 있는 상태로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문과생들을 위해 첨언하자면, s = solid (고체), l = liquid(액체), g = gas(기체), aq = aqueous(수용액) 이런 식으로 표시합니다. 화학식에서  NaCl(s)면 고체소금을, NaCl(aq)는 소금물을 말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금도금을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깨끗한 물에 금성분으로 PGC(potassium gold cyanide)와 여러 약품 적정량을 넣어 균일한 혼합물을 만듭니다. 온도를 맞추고 교반도 합니다.  금 성분인 PGC는 물속에서 칼륨이온, 금이온, 시안이온 상태로 존재합니다. 이 금이온을 전기를 써서 금속으로 환원시키면 전해도금, 환원시키는 역할을 하는 약품을 이용해 환원시키면 무전해도금이 되겠죠.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고체 상태의 금이 물 속에서 이온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PGC는 금이 이온상태로 녹아 있는 물질입니다. 여기서 녹아 있다는 것은 열을 가해 녹이는 것과 다른 의미입니다. 열을 가해 액체상태의 금속으로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화학반응을 통해 금속상태의 금을 이온상태의 금으로 상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소금이 물에 녹는 것과 같은데, 금은 맹물에서 녹지 않으니 시안과 같은 약품을 이용해야 합니다.  여기서는 액체상태, 기체상태의 금속을 다루지 않으므로 고체상태의 금속을 그냥 금속, 금속상이라고 약해 사용하겠습니다.

 

결국 금도금 프로세스를 금의 상태를 중심에 놓고 보면 이렇게 되겠죠.

.

금속상의 금을 이온상태로 만들어 도금욕을 만들고 도금욕에서 도금반응이 일어나면 다시 금속상의 금으로 환원된다고 요약됩니다.

 

그런데 이건 전해도금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전해구리도금의 경우 양극에 금속 구리를 쓰고, 음극에 피도물이 있습니다. 도금액에는 이온상태의 구리가 있죠.(여기서 도금액과 도금욕은 같은 의미로 쓰겠습니다. 도금욕은 plating bath의 번역, 도금액은 plating solution의 번역으로 엄밀히 따지면 bath와 solution의 의미를 구분할 수 있겠으나 지금은 도금의 원리를 설명하는데 집중하므로 혼용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도금이 진행됨에 따라 양극의 금속 구리가 녹아 이온상으로 도금액에 녹게 되고, 음극에서 이온상의 구리가 금속상의 구리로 환원됩니다. 불용성 양극을 양극으로 이용하는 경우엔 양극에서 구리이온이 녹아 나오지 않으니 산화동이라는 물질을 도금되는 양만큼 도금액에 넣어줍니다. 산화동이 도금액에 녹아 구리이온으로 해리됩니다. 이 산화동 역시 금속상태인 구리스크랩을 물에 녹이거나, 구리 이온이 많이 들어있는 구리식각폐액을 원료를 가공해 만들어집니다. 결국 이 폐액도 금속상태의 구리가 이온상태로 녹아 만들어진 것이니 금속상 – 이온상 – 금속상의 변화 순서를 가집니다.

 

대부분의 도금재료는 이런 상변화를 거칩니다. 다시말해 금속상의 재료를 굳이 수용액에 혼합된 이온으로 만들고 이를 다시 피도물 표면에 금속상이 되도록 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우리가 만들어 쓰는 도금액의 조성과 상태는 결국 이 금속 이온이 안정하게 물에 녹아 있다가 금속상으로 변환 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뭐라고 자꾸 한 말 또 하고 또 하는 거야?

 

중요한 이유 하나.

도금재료는 안정한 성질의 금속입니다. 전자부품이든 장신구든 금새 부식되거나 기계적으로 약하면 도금하는 의미가 없겠죠. 안정한 상태의 금속덩어리를 피도물 표면상에 고르게 펴 바르기가 언듯 생각해도 쉽지 않을 겁니다. 용융도금이란 방식도 있습니다. 금속에 열을 가해 액화 시켜 피도물에 도포하려면 많은 에너지와 설비가 요구됩니다. 피도물의 소재와 형상에도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증착과 같이 금속을 기체상태로 만들어 피도물 표면에 피막을 만드는 것도 같은 이유로 비용과 제약이 따릅니다. 반대로 수용액에 피도물을 넣는다면 그러한 제약이 훨씬 덜할 겁니다.

무전해 도금의 경우 금속이온으로 공급되는 물질(니켈도금의 경우 황산니켈, 구리도금의 경우 황산구리, 금도금의 경우 시안화금 과 같은)들이 물에 잘 녹습니다. 전해도금의 경우는? 전기분해를 위한 전해질이 바로 전해도금액입니다. 전해질, 즉 전기가 잘 통하는 매질을 물을 기반한 수용액으로 만들기에 좋습니다. 물이 이렇게 쓰이는 이유는, 바꿔말해, 수용액상태가 유용한 이유는 물이 좋은 용매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물질을 잘 녹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이유 둘.

수용액에 녹아 있는 금속은 전자를 잃은 양이온입니다. 도금액에서 석출되는 금속상은 전자를 잃었던 금속이온이 전자를 얻은 상태입니다. 전해도금조라면 양극에서 전자를 잃고 음극에서 전자를 얻게 됩니다. 무전해조라면 수용액 내에 전자를 제공하는 물질이 함께 들어 있는 경우 입니다. 결국 도금액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금속이온이 전자를 받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이 전자 전달 반응이 지속적으로 안정하게 일어나야 도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지속적인 안정한 반응이 일어나려면 도금액의 상태가 어때야 할까요.

 

금속이온이 도금액 내에서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자 전달을 위해 무전해조의 경우 전자를 제공하는 물질이 일정량 있어야 하고, 전해조의 경우 일정량의 전류가 공급되어야 합니다. 금속에서 전류의 흐름은 곧 전자의 이동이니까요.

무전해조의 경우 전자를 제공하는 물질과 전자를 받을 금속이온이 공존하는데 아무 때나 지들 끼리 전자를 주고 받으면 안됩니다.

전자를 주고 받더라도 피도물 표면에서만 금속이온이 전자를 받아야지 도금조 벽, 바닥, 파이프, 펌프 등 도금액이 닿는 모든 표면에서 전자 전달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등등등… 의 제한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금속이온과 더불어 여러 약품들이 도금액에 첨가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혼합물이 바로 도금액이니 금속이온과 여러 약품이 도금액 조성이 될 것이고 이들의 상호작용이 도금메커니즘이 될 것입니다.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시다.

왜 물 속에서 도금할까?

원하는 금속피막을 만들어 내기에 고체금속이나 기체상태의 금속을 이용하는 것 보다 수용액 상으로 만들어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간단한 결론입니다. 간단하지만 도금의 원리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 수용액 상태.

  • 수용액에 어떤 물질이 들어 있는지, 즉 도금약품이라고 하는 그 물질들이 왜 필요한지

  • 수용액에서 그 물질들이 어떤 상태로 존재하는지

  • 수용액에서 그 물질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 수용액에서 그 물질들간의 상호작용을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즉 우리가 원하는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어떤 조작이 필요한지

 

이렇게 따져가면 도금메커니즘을 자연스럽게 그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전에 이 글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사용한 용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온, 환원, 전해, 해리 등등. 도금반응을 설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개념들입니다. 이 개념들이 익숙한 분들은 약간 지루할 수 있지만 공부한지 오래다 싶다면 가볍게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원자, 이온, 분자를 주제로 풀어보겠습니다. 

​꼭지 1-2

​문제는 전자electron

문제는전자

지난 글에서 도금을 수용액 속의 금속이온을 금속상으로 환원시키는 수용액 반응임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도금을 하는 우리 입장에서 관심대상은 수용액 속의 이온입니다. 이온이 무엇인지 중고등학교에서 배웁니다.

 

이런 내용이죠.

원자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양성자는 양의 전하를, 전자는 음의 전하를 가지며, 중성자는 이름 그대로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양성자와 중성자가 뭉쳐진 핵을 중심으로 전자가 구름처럼 존재하며 전자를 잃거나 얻으면 이온이 된다.

전자를 잃으면 음전하를 잃게 되므로 양이온, 반대로 전자를 얻으면 음이온이 된다.

원소주기표 왼쪽의 알칼리 금속은 전기음성도가 낮아 전자를 잃기 쉬우며, 오른쪽의 비금속 원소는 전기음성도가 높아 다른 원자로부터 전자를 빼앗는 성질이 있다.

원자핵의 양성자 수에 따라 원자번호가 매겨지며 이온화 되지 않은 원자는 양성자 개수와 전자의 개수가 같다.

전자는 빛과 같이 입자의 성질과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가지며, 궤도함수(오비탈)로 전자의 에너지와 위치(특정위치에서 발견될 확률)를 나타낸다.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전자의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원소주기표에서 주기는 전자 껍질의 수이며 가장 바깥에 있는 껍질에 포함되는 전자를 최외각 전자라한다.

최외각 전자의 개수를 족이라 한다.

 

이온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원자의 구조, 전자의 배치와 에너지, 주기와 족에 따른 원소의 성질 등등을 모두 알면 좋겠지만, 여기선 화학공부가 목적이 아니므로 우리가 관심 있는 금속원소로 범위를 좁혀 보고자 합니다.

 

보통 원자를 상상할 때 원자핵 주위를 전자가 빙빙 돌고 있는 그림을 그립니다. 이렇게 단순화된모형은 실제와 다르겠죠. 하지만 양자론으로 계산된 오비탈을 이미지화 하는 건 그걸 이해하기가 어렵기도하고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차선책으로 단순한 모형을 약간 보충해 보겠습니다.

 

우선 원자를 구성하는 핵과 전자의 크기입니다. 이들의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에 10의 마이너스 몇 승 미터란 수학적 표현은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전자는 양성자의 1000분의 일 정도의 크기라 하는데 정확한 계산은 아니고 아예 크기가 없다고 보기도 합니다. 일반적인 비유는 원자핵을 서울광장에 놓인 축구공이라고 가정하면 전자 하나는 수원에 떠다니는 먼지 하나입니다. 원자핵이 대부분의 질량을 차지하는 반면 공간의 대부분은 전자 구름이 채우고 있습니다.

 

고체 금속에서 금속원자는 이런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가장 바깥 껍질(최외각) 전자가 고정되지 않은 채 움직이고, 전자 일부를 잃은 원래의 원자는 양이온 상태가 됩니다. 이들 자유전자는 양이온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금속의 전기전도도와 열전도도가 높습니다.

이름은 자유전자이지만 이 전자를 떨어뜨리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원소마다 전자를 떨어뜨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다르기 때문에 이온화되기 쉬운 금속이 있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금속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은 산소에게 전자를 빼앗기며 결합해 산화철, 즉 녹이 됩니다. 산과 접촉하면 전자를 잃고 이온이 되며 잃어버린 전자는 수소이온이 가져가 수소 가스가 발생하게 됩니다. 반면 금은 녹이 슬지 않고 강산에도 녹지 않습니다. 철과 같이 전자를 잘 빼앗기는 금속을 액티브 active하다고 합니다. 나트륨, 리튬과 같은 금속은 매우 액티브한 금속이라서 물, 산소와 폭발적으로 반응합니다. 금과 같이 전자를 강하게 잡고 있는 금속을 노블noble하다고 하며 백금, 이리듐, 팔라듐, 로듐 등이 노블한 금속들입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 치환도금을 합니다. 이머전골드(enig)는 니켈이 가진 전자를 금이온이 빼앗아 금속니켈이 니켈이온이 되고 금이온이 금속상으로 환원되는 반응입니다. 니켈이 금보다 액티브하기 때문에 = 금이 니켈보다 노블하기 때문에 이런 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원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어 이온이 되듯 분자이온도 존재합니다. 흔한 만큼 중요한 수산화이온을 봅시다. 18세기 까지 사람들은 물이 순수하고 단일한 하나의 물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현대 과학의 관점에서도 물은 순수한 화합물입니다만 19세기 과학혁명을 거친 후에 비로소 물이 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질, 즉 물분자 H2O임을 알게 됩니다.  또한 그 중 극히 일부의 H2O는 H+ 와 OH-로 해리된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OH- (수산화 이온)은 중성의 [산소원자 하나 + 수소원자 하나]에 비해 전자가 하나 더 많은 상태이고, H+는 수소가 전자를 하나 잃어 양성자 하나만 남은 상태입니다. (간혹 수소원자가 원자번호 1번이니 양성자 하나, 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이루어 졌다고 잘 못 알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수소는 양성자 하나, 전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고 중성자를 가지는 수소는 극소량입니다.)

 

도금재료인 황산구리, 황산니켈이 물에 녹으면 구리양이온, 니켈양이온, 황산음이온으로 해리됩니다. 황산음이온SO42-이 분자이온, 즉 중성의 [황원자 하나 + 산소원자 4개]보다 전자가 두 개 많은 상태입니다. 이 과량의 전자는 금속(구리, 니켈)이 잃어버린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온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사실 주인공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전자죠. 이온이라는 개념 자체가 전자를 근거로 하기에 당연합니다.

 

원자는 전자구름 속에 원자핵이 박혀있는 모양입니다.

전자를 잃거나 얻음으로써 이온이 됩니다.

고체금속의 성질은 자유전자 때문입니다.

분자도 전자를 잃거나 얻어 분자이온이 됩니다.

 

사실 핵분열/핵융합이나 방사성 붕괴 등 몇 가지를 제외한 모든 화학반응의 주인공은 전자입니다.도금반응도 예외가 아닌 것이, 전해도금조의 양극에선 전자를 빼앗고 음극에선 전자를 주기 때문에 도금액의 금속양이온이 음극에서 환원됩니다. 무전해도금조에서 환원제가 금속양이온에게 전자를 줍니다. 앞서 언급한 치환도금조에서 액티브한 금속이 노블한 금속에게 전자를 줍니다. 공히 도금액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금속양이온에게 전자를 주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선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환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산화와산

​꼭지 1-3

산화oxidation와 산acid

산화(酸化), 산(酸), 산화제(酸化劑)…

 

같은 글자를 쓰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많은 개념들입니다.

앞선 글에서

‘금속원자가 전자를 잃어 이온이 된다’ 

‘금속양이온이 전자를 얻어 고체 금속으로 환원된다’

식으로 산화, 환원이란 개념을 어물쩍 사용했습니다.

 

산화는 전자를 잃음, 환원은 전자를 얻음. 즉 전자의 거동을 표현하는 개념입니다.

산화, 환원은 단순해 보이지만 화학반응의 주역이 바로 전자이므로 반응메커니즘을 해석하는데, 물질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개념이 됩니다. 배터리는 산화환원반응을 이용해 전자를 이동시켜 에너지를 얻는 시스템입니다. 전기도금은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전자를 이동시켜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키는 시스템이니 에너지 흐름은 반대방향이지만 시스템의 구조는 같습니다. 유사한 시스템으로 양극산화anodizing처리가 있습니다. 알루미늄, 티타늄, 마그네슘 등 금속소재의 제품을 양극으로 하여 표면을 산화시킵니다. 전류밀도, 전해액 조성에 따라 산화된 표면의 조도, 색상이 달라집니다.

 

물(H2O)은 수소 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가 그림과 같이 결합하고 있습니다.

수소와 산소의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가 산소 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 결과 분자 전체적으로는 전기적 중성상태이나 산소 쪽에 음전하를, 수소 쪽에 양전하를 띠게 됩니다. 전자를 끌어간 산소는 환원, 전자에서 멀어진 수소는 산화되었다고 봅니다.

 

원자가 전자를 잃거나 얻어 이온이 되면 전자 하나의 전하를 -1로 하여 위첨자로 표시해 줍니다. Cu2+ 이면 전자를 2개, Cu+ 이면 전자 한 개를 잃은 상태입니다. OH-는 중성 상태보다 전자가 1개 더 많은 상태입니다. 이를 산화상태 또는 산화수라고 합니다. 황산구리, 황산니켈이 물에 녹아 해리된 구리와 니켈은 +2의 산화수를 갖습니다. 금도금액의 금이온은 +1, +3의 산화상태로 존재합니다. 물분자의 수소는 전자 하나를 잃어서 +1의 산화수를 가지며, 산소의 산화수는 -2입니다. 물분자 전체산화수는 (+1) x 2 + (-2) x 1 = 0 이 되므로 물분자의 산화수는 0입니다.

 

산소는 전기음성도가 높은 비금속 원소로 다른 원소와 결합할 때 전자를 자기 쪽으로 끌고 와 산화수 -2가 됩니다. 과산화수소H2O2의 산소는 예외로 산화수 -1입니다. 산소oxigen와 결합하는 원자는 산소에게 전자를 빼앗겨 산화oxidation됩니다. 산화물oxide은 산소와 다른 원소의 화합물을 통칭합니다. 결국 산소와 결합한다는 것은 산화되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산acid은 - 엄밀한 정의는 아닙니다만 - 수용액을 산성으로 만드는 물질, 염기base는 수용액을 염기성으로 만드는 물질. 즉 물질의 성질 또는 물질 자체를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교과서에서 산의 정의는

 

정의1. 물에 녹아 양성자(H+)를 내놓는 물질(아레니우스가 정의한 산)

정의2. 양성자를 주는 물질(브뢴스텟 - 로우리가 정의한 산)

정의3. 전자쌍을 받을 수 있는 물질(루이스가 정의한 산)

입니다.

 

염기는 반대의 개념이 되겠죠.

 

전자쌍은 약간 복잡한 개념인데 거칠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물분자 그림을 다시 보면 가운데 그림에서 점으로 표시된 것이 전자입니다. 산소와 수소 사이의 두 점은 두 원자간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쌍입니다. 산소의 최외각 전자 6개 중 2개가 수소원자의 전자 1개와 각각 결합한 상태를 설명하는 모델입니다. 산소원자 왼쪽, 위쪽의 전자 4개는 결합에 참여하지 않는 전자들인데 두 개 씩 묶어 2개의 전자쌍이 됩니다. 이렇게 결합에 참여하지 않는 전자쌍을 고립전자쌍이라고 하는데, 물 분자의 경우 고립전자쌍 2개 때문에 수소원자 2개와 산소가 104.5도로 굽어지게 됩니다. 이를 결합각이라고 합니다. 물이 양성자(H+)를 하나 잃어 수산이온hydroxide(OH-)이 되면 수소가 놓고 간 전자를 포함해 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전자쌍이 3개가 됩니다.

 

염산과 수산화나트륨(가성소다)은 물 속에서 이렇게 반응합니다.

정의에 따라 두 물질이 어떻게 산과 염기로 작용하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정의1.

염산은 물에 녹아 수소이온(양성자 H+)를 내놓습니다. à 산

수산화나트륨은 물에 녹아 수산이온(OH-)를 내놓습니다. à 염기

 

정의2.

염산은 양성자를 주고 à 산

가성소다의 수산이온이 양성자를 받아 물이 됩니다. à 염기

 

정의3.

염산의 양성자는 수산이온으로부터 전자쌍을 받고 à 산

가성소다의 수소이온은 양성자에 전자쌍을 줌으로써 물이 됩니다. à 염기

 

간단히 정리하면

매번 반복하는 말이지만 도금은 산화된 금속양이온을 환원시키는 반응입니다. 무전해 도금의 경우 금속양이온에게 전자를 주는 환원제를 이용합니다. 환원제는 자기가 가진 전자를 다른 물질에게 주고 자신은 산화되는 물질입니다. 명칭이 헛갈릴 수 있으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원제로 이용되는 물질의 예입니다.

상용화된 도금약품은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이상의 환원제를 혼합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개별 환원제들의 이름이나 분자식, 반응식을 잠시 미루고 왜 이 물질들이 선택되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금액의 속사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떤 물질이 도금액 속에서 환원제로 역할하려면 어떤 전제가 필요할까요.

 

ü  당연히 제 일 조건은 금속양이온에 전자를 줄 수 있는 물질이어야 합니다.

ü  도금액 내에서 안정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도물이 도금액에 들어가기도 전에 분해되어 버리거나 도금액 내의 다른 물질과 반응해 변질되어선 안됩니다.

ü  금속양이온을 환원하는 반응의 조건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어야 합니다. 반응 온도가 너무 높거나pH가 너무 낮거나 하면 도금작업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ü  환원반응 후 생성물이 도금을 방해하거나 도금액의 기능을 저하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ü  너무 비싸지 않고 취급이 용이해야 합니다.

ü  환경, 인체에 무해하거나 유해성이 있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이제 환원제가 도금액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무전해동도금의 환원제인 포름알데하이드formaldehyde, HCHO을 예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도금액에서 포름알데하이드는 구리이온과 이렇게 반응합니다.

포름알데하이드는 물에 잘 녹습니다. 도금액중의 수산이온과 반응하여 카르복실산이온HCOO- 이 되는데, 수산이온의 산소가 결합하므로 산화됩니다. 반응식에서 반응물과 생성물의 산화수를 비교하면 구리이온을 환원시킨 전자가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응식의 화살표를 기준으로 왼쪽의 반응물과 오른쪽의 생성물 사이엔 질량보존법칙과 전하보존법칙이 성립합니다. 전하보존법칙은 반응 전후 전하의 총량이 보존된다는 법칙으로 전하가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응에서 전자나 양성자가 만들어지거나 소멸되지 않으므로 전하량 또한 보존될 것입니다.

반응물쪽의 산화수는 구리이온(+2) x 1 + 수산이온(-1) x 4 = -2,

생성물쪽은 카르복실산이온(-1) x 2 = -2 입니다.

결국 포름알데하이드가 수산이온의 산소에 의해 산화되고 수산이온의 전자가 구리이온에 전달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니 그럼 수산이온이 환원제 아닌가?

 

다른 조건 없이 구리이온이 수산이온과 결합하면 금속으로 환원되지 않고 구리수산화물로 침전됩니다. 포름알데히드가 산소에 의해 산화됨으로써 구리가 전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환원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착화제를 설명할 때 다시 다루게 될 것입니다.

 

수산이온과 반응하므로 수용액은 염기성 이어야 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가성소다를 PH조정제로 이용합니다. 생성된 수소가스는 비중이 낮아 공기중으로 배출되거나 공기로 주입된 산소와 결합하면 물이 됩니다. 도금액은 이상석출을 방지하기 위해 항상 공기를 주입하는데, 공기중의 산소가 포름알데히드를 산화시킬 수 있으므로 환원제 소모의 또 다른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포름알데하이드와 수산이온의 또 다른 산화환원 메커니즘이 발생합니다. 이 반응의 산화 생성물은 카르복실산이고 환원 생성물은 알코올이며 카니자로 반응이라고 합니다.

도금속도를 높이기 위해 온도를 높이고 수산이온 농도를 높이면 카니자로 반응속도 또한 빨라져 도금액의 노화가가 가속됩니다. 포름알데하이드는 인체에 유해하고 끓는점이 낮아 도금조의 증기와 섞여 나오므로 강제 배기되도록 해야 합니다.  

 

산화환원, 산과 염기는 화학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하고 포괄적인 개념이기에 환원제까지 이르기 위한 설명이 길어졌습니다. 능력 밖의 주제임에도 무리를 한 이유는 환원제는 금속이온을 환원시키는 물질이라는 식의 단편적인 기술이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금액의 조성물은 의도와 무관하게 상호작용하므로 유기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착화제

​꼭지 1-4

​착화제란 

화제란 뭘까. 인터넷 포털에서 검색해봅니다.

 

착화제 complexing agent

일반적으로 금속이온 주위에 배위하여 착이온을 생성하는 분자 또는 이온을 착화제라고 한다.

[도금기술 용어사전, 2000. 6., 도서출판 노드미디어]

 

음…

문장은 명료해 보이는데, 먼저 “배위하여”, “착이온을” 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착화제 또는 착제는 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는 녀석들이라 다른 조성물에 비해 낯선 개념입니다. 문장을 해독하기 위해 다시 배위를 검색해 봅니다.

 

배위 coordination

중심이 되는 하나의 원자 또는 이온의 주위에 몇 개의 이온, 분자가 배열하는 것. 예를 들면 염화나트륨과 같은 이온 결정 중에서는 Na+의 주위에 8면체형으로 6개의 Cl-이 둘러싸 배열하고 있다. 또 [Co(NH3)6]3+ 같은 착물 중에서는 중심 금속인 Co에 6개의 배위자 NH3가 8면체형으로 둘러싸고 배위결합에 의해 배위하고 있다.

[화학용어사전]

 

주위에 배열한다.

음…

막연하네요. 그런데 착물, 배위결합이란 말이 나옵니다.

 

착물 complex

중심이 되는 원자에 각종 원자 혹은 원자단(배위자라고도 한다)이 결합하여 생기는 분자 또는 다원자 이온. 중심이 되는 원자는 비금속 원소 또는 금속 원소라도 무방하나 보통 금속원소의 원자인 경우가 많고, 이것을 강조할 경우에는 금속 착물이라고 부른다. 중심 원자에 결합하는 배위자가 다좌 배위자인 경우의 착물은 킬레이트 혹은 킬레이트 착물이라 한다.

[화학용어사전], 2011. 1. 15., 일진사

 

원자에 원자 혹은 원자단이 결합하여…

배위결합에 의해 배위 되고 있다.

 

정리하면, 중심이 되는 원자(또는 이온)과 착화제가 배위결합하여 착물이 생긴다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배위결합을 풀어보면 착화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녀석들인지 보일 것 같습니다.

 

원자간 결합을 이온결합, 공유결합, 금속결합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원자를 원자핵과 전자구름으로 모형화하면 원자간 결합은 곧 전자의 재배치입니다.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들이 어떤 상태가 되는가 가 기준이 됩니다.

 

금속원자간 결합은 앞의 글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들이 자유전자가 되어 금속덩어리 전체적으로 공유됩니다.

비금속 원자 사이의 결합, 금속원자와 비금속 원자가 결합할 때는 전기음성도 차이에 의해 결합에 참여하는 전자가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로 치우치게 됩니다. 전기음성도 차이가 커서 치우침 정도가 크면 이온결합, 치우침 정도가 작거나 동등하면 공유결합이라고 합니다. 구분이 명확치 않기 때문에 수치화 해서 이온결합성이 몇 퍼센트다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이온결합물질로 소금NaCl의 경우를 보면, 나트륨은 금속, 염소는 비금속, 염소의 전기음성도가 커서 결합전자는 염소쪽에 치우치게 됩니다. 물에 녹으면 나트륨은 전자를 잃은 채로 양이온, 염소는 전자를 얻은 채로 음이온으로 존재합니다.

 

연료로 쓰는 메탄가스, 부탄가스는 비금속 원소인 탄소와 수소원자들의 공유결합물질입니다. 수소분자H2, 산소분자O2, 질소분자N2와 같이 동일한 비금속 원자가 결합하면 전기음성도가 같으니 당연히 치우침 없이 전자를 공유하게 됩니다.

 

물분자의 수소와 산소는 모두 비금속 원소들로서 공유결합이지만 산소의 전기음성도가 커서 결합전자가 산소 쪽으로 치우쳐 있는데, 이렇게 치우친 정도가 큰 공유결합을 극성공유결합이라고 합니다. 앞에서(산화와 산)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약간 특이한 공유결합이 있습니다. 학창시절 과학시간에 암모니아 냄새 한 번 쯤은 맡아 봅니다. 암모니아분자NH3는 질소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세 개로 이루어진 화합물입니다. 질소에 결합에 참여하지 않은 전자쌍 하나가 있습니다. 이 암모니아는 중성인 물을 염기성으로 만듭니다.

이 반응에서 질소가 전자쌍을 수소이온에게 주며 결합해 암모늄이온NH4+이 됩니다. 수소이온 농도가 낮아져 PH가 올라가게 됩니다. 이렇게 한 쪽에서 전자를 내놓아 결합하는 것을 배위결합이라고 합니다. 즉 배위결합을 하려면 전자쌍을 줄 수 있는 쪽과 받을 수 있는 쪽이 있어야 하는데, 전자쌍을 받을 수 있는 물질 = 루이스 산, 전자쌍을 받을 수 있는 물질 = 루이스 염기가 됩니다. 전자쌍을 주는 암모니아가 염기, 전자쌍을 받는 물이 산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반응을 원자간 결합으로 보면 배위결합, 물질간 반응양상으로 보면 산-염기 반응,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순수한 물에 황산구리를 넣으면 해리되어 구리이온과 황산이온이 될 겁니다. 물 속의 구리이온은 해리되는 즉시 물 분자에 둘러싸여 이런 모양이 됩니다.

물분자의 산소가 가지고 있는 전자쌍이 구리양이온을 향하고 있습니다. 물분자는 중성이므로 전체의 산화수는 구리이온의 산화수 그대로+2 입니다.

 

여기에 다시 암모니아를 넣으면 암모니아 분자가 물분자 4개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암모니아 - 물의 반응보다 암모니아 - 구리이온 결합이 우선합니다.

앞에서 암모니아와 물이 반응해 생성된 암모늄이온은 암모니아 분자와 수소이온이 1:1로 결합한 반면 암모니아와 구리이온은 4:1로 결합해 있습니다. 금속양이온과 분자들 간의 결합은 앞서 설명한 공유결합과 양상이 달라 보입니다. 원자 - 원자 결합에서 고려한 전자배치를 분자 수준으로 확장한 분자궤도함수(오비탈)이론으로 해석합니다. 큰 틀에서 보면 암모니아분자의 질소들이 가진 전자쌍을 구리이온에 주며 만들어진 결합이므로 배위결합했다고 봅니다.

 

구리이온에 물분자가 배위하는 것 역시 배위결합입니다. 그런데 구리이온과 암모니아간의 결합이 보다 안정하기 때문에 물분자가 떨어지고 암모니아가 결합합니다.  

 

이제 인터넷으로 검색한 착화제, 배위, 착물의 정의를 구리 - 암모니아 그림과 비교해 봅시다.

 

  • 구리이온이 중심이온이 됩니다.

  • 암모니아 분자가 구리이온을 중심으로 배위하고 있습니다.

  • 따라서 암모니아가 착화제가 됩니다.

  • 구리이온과 암모니아가 배위결합한 덩어리가 착물입니다.

 

구리와 같이 중심이온이 전이금속인 경우 배위하는 물질을 리간드 ligand라고 합니다. 중심이온과 리간드의 결합수, 즉 중심이온과의 결합에 제공되는 전자쌍의 수를 배위수 coordination number라고 합니다. 금속이온과 배위된 리간드가 합쳐진 착물complex은 금속이온의 산화수가 유지되므로 착이온complex ion이라 합니다.

전자쌍을 2개 이상 가진 리간드도 있으므로 배위수는 리간드수 보다 많을 수 있습니다. 2개 이상의 전자쌍을 가진 리간드와 결합한 착물을 킬레이트 chelate라고 합니다.

 

따라서 킬레이트제라 하면 2개 이상의 전자쌍을 가진 리간드를 제공하는 착화제를 말합니다. 구리 - 암모니아 착이온의 산화수는 +2입니다. 양이온만 존재할 수 없으니 대응하는 산화수 -2의 물질이 있어야 합니다. 구리와 함께 해리된 황산이온SO22- 을 전하균형을 맞추는 카운터 이온 counter ion 이라고 합니다.  

 

 리간드로 작용하는 물질의 예입니다. 파란색은 전자쌍을 제공하는 원자들입니다.

착화제가 뭔지는 대략 정리되었으니 도금액에서 착화제가 하는 역할을 살펴보겠습니다. 도금액엔 금속이온과 이것을 환원시키는 환원제가 포함됩니다. 금속이온은 당연하지만 환원반응 외에 다른 반응은 억제되어야만 도금액의 기능이 유지됩니다.

 

알칼리 수용액에서 구리이온은 수용액 내의 OH-과 결합해 침전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원치 않는 반응이죠. 여기에 OH-보다 구리와 잘 결합하고 침전하지 않는 물질을 넣어 주면 침전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구리와의 결합이 너무 강하다면 정작 구리이온의 환원반응이 일어나지 않겠죠. 즉 환원제에 의한 구리환원이 일어나는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정도의 결합세기여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물질중의 하나가 바로 알칼리 도금액에 착화제로 이용하는 EDTA입니다. 알칼리 수용액에서 구리이온은 EDTA와 잘 결합해 안정하게 존재하고 동시에 환원제를 이용한 환원반응이 가능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니켈이온 역시 알칼리 수용액에서 OH-와 결합해 침전하지만, 산성의 니켈도금액이라면 OH-와 결합해 침전될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환원제로 차아인산을 이용하는 경우 이것이 산화된 형태인 아인산이 니켈이온과 결합해 침전됩니다.

차아인산이 산소와 결합해 산화되어 아인산이 됩니다.

차아인산은 환원제로 반응하지만 물과 반응해 아인산이 되는 경쟁반응으로 생성되기도 합니다. 아인산과 니켈의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니켈이온과 안정한 착물을 형성하는 착화제가 필요하겠죠.

 

금도금에서 이용하는 착화제는 시안이온 CN-입니다. 시안의 유해성 때문에 비시안금도금액이 개발되었지만 대부분 도금현장에서 시안욕을 이용합니다. 이유는 도금액의 안정성 때문입니다. 시안만큼 금이온과 안정한 착물을 형성하는 착화제를 찾지 못했습니다.

 

착화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덧붙이자면, 착화제는 도금에 한정되는 개념이아닙니다. 도금착화제는 착화제의 산업적 응용분야 중 하나일 뿐입니다. 물에 잘 녹지 않거나 고체착물도 있습니다. 도금에 쓰는 황산구리의 경우 구리이온 하나와 물분자 4개가 착물을 이루어 결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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