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도금반응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정리, 개념들 

도금량 계산하기

산화환원 전위

분극 또는 과전압

​분극과 도금첨가제

도금액 안정제

네른스트식

도금량계산

​꼭지 2-1

도금량 계산하기

도금액에서 금속이온이 환원되어 고체금속으로 석출하면 도금액의 조성이 달라집니다. 환원된 만큼 금속이온이 소모됩니다. 무전해도금욕의 경우 환원제가 함께 소모됩니다. 전해도금의 경우 전류밀도, 전해시간에 따라 금속이온의 환원량 뿐아니라 첨가제 소모량도 달라집니다.

 

결국 도금반응이 진행됨에 따라 도금액의 조성이 달라집니다. 도금액 조성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조성물을 주기적으로 보충해줍니다. 통상 도금면적이나 전류량, 전해시간을 기준으로 자동 보충하고 분석량을 기준으로 자동 보충량을 조정하거나 수동으로 보충해줍니다. 약품 공급사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하면 별 무리 없이 조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조성물의 소모량을 예측해야 할 필요도 생깁니다.

설비를 변경할 때, 예를 들면, capa를 늘이기 위한 개조 등이 있을 수 있겠죠.

피도물의 사양이나 도금사양이 변경될 때도 그렇습니다.

품질관리, 개선을 위한 기초 데이터로 필요합니다.

예측치와 실측치를 비교하는 것은 관리면에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이론량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한 예측치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이론량을 계산하는데 필요한 도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구리Cu 도금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구리도금액에서 구리는 전자를 2개 잃은 상태 = 산화수 +2의 양이온으로 존재합니다. 이 구리이온이 환원되어 금속구리가 되려면 전자 2개가 필요합니다. 구리양이온 100개를 환원시키려면 전자 200개가 필요합니다. 즉 (구리이온수 X 2)개의 전자가 필요합니다.

구리이온 6.02 X 1023개를 환원하려면 (6.02 X 1023 ) X 2개의 전자가 필요합니다. 화학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단위가 몰mol입니다.

 

1mol = 6.02 X 1023개

 

기억이 가뭇한 분들을 위해, 몰은 단순히 개수 개념입니다. 원자 1mol = 원자 6.02 X 1023개, 분자1mol = 분자6.02 X 1023개, 타이어1mol = 타이어 6.02 X 1023개, 지구1mol = 지구 6.02 X 1023 개 입니다.

 

구리 1mol = 구리원자 6.02 X 1023 개 = 순수한 구리 63.5g 입니다.

 

구리이온 1mol이 전자 2mol을 얻어 환원하면 구리원자 1mol이 되고, 이것은 63.5g 만큼의 양을의미합니다. 각 원소마다 양성자, 중성자 수가 다르므로 1mol의 질량도 다릅니다. 수소 1mol은 1g, 산소 1mol은 16g, 니켈 1mol은58.7g, 금 1mol은 197g 입니다. 물은 수소 2개, 산소 1개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물분자 1mol은 18g 입니다. 구리전해도금액에서 구리소스로 이용하는 산화동CuO는 63.5 + 16 = 79.5g/mol입니다.

 

몰mol은 농도를 표시하는 단위에도 씁니다. 1리터liter 의 수용액에 1mol의 구리이온이 있으면, 구리이온의 농도를 1mol/liter = 1mol/L 로 표시합니다. 도금액 100리터의 구리이온 농도가 0.5mol/L라면 도금액에 있는 구리이온은

 

0.5mol/L X 100L = 50mol

 

이 되겠죠.

 

도금액량이 1,000리터, 구리농도 기준치가 1mol/L인 도금액의 도금농도 분석치가 0.8mol/L 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족분 0.2mol/L을 산화동으로 구리이온을 보충한다면 이렇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0.2mol/L  X 1,000L = 200mol Cu

200mol Cu = 200 X 63.5g = 12,700g Cu

 

12,700g Cu를 산화동으로 환산하면,

 

12,700 X 79.5/63.5 = 15,900g CuO

 

이제 전해도금에서의 환원량을 계산해 봅시다. 전해조의 음극에서 구리 양이온이 환원되는 반응은 간단히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Cu2+(aq)+ + 2e → Cu(s), e:전자electron

 

외부에 연결된 정류기에서 전류를 흘려줌으로써 전자가 공급됩니다. 흘려주는 전류는 암페어[A]로 표시됩니다. 1암페어의 전류가 흐른다면 얼마만큼의 전자가 이동하는 걸까. 다음의 관계식을 봅시다.

 

1A = 1C/s, s = sec(초)

 

1암페어는 1초동안 1C(쿨롱Coulomb)의 전하량이 이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쿨롱[C]은 전하량의 단위인데 여기서는 환산하기 위한 단위로 쓰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이 쿨롱과 전자는 또 다음의 관계가 있습니다.

 

전자 1mol 의 전하량 = 96,485C.

 

전자 6.02 X 1023 개가 가진 전하량이 96,485C 임을 패러데이라는 과학자가 밝혔습니다. 바꿔 말하면 1암페어는1초 동안 전자 (6.02 X 1023/96485)개가 흐르는 전류의 세기가 됩니다. 이 관계를 이용해서 전해도금하는 동안 몇 몰의 구리가 환원되는지 계산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100A의 전류를 1시간 동안 흘렀다고 하면

 

100A = 100 C/s

100C/s X 3600s = 360000C

 

음. 흘려준 전하량이 360000C, 96485C의 전하가 흘렀다는 건 전자 1mol이 이동했다는 의미가되므로

 

360000C X (1mol전자/96485C) = 3.73mol전자

 

약 3.73mol의 전자가 이동했군요. 이 전자가 모두 구리이온을 환원시키는데 이용됐다면, 구리이온 1mol 당 2mol의 전자가 필요하니

 

3.73mol전자 X (1mol구리/2mol전자) = 1.866mol구리

 

이렇게 계산됩니다. 1mol구리는 63.5g이니까

 

1.866mol 구리 X (63.5g구리/1mol구리) = 118.5g 구리

 

음. 정류기로 100A의 전류를 1시간 동안 흘려 전해하면 도금액의 구리이온 1.866mol이 환원되어118.5g의 구리가 전착된다 고 정리되네요. 물론 정류기가 공급한 전류가 100% 환원에 이용되었다는 가정하에서 입니다. 전해효율이 100%라는 가정입니다.

 

한 단계 더 나갑시다. 1.866mol의 구리이온이 소모되었으니 이를 산화동으로 보충하려면 어떻게 계산하면 될까요. 위에서 계산한 방법대로 하면 됩니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1.866mol구리이온 = 1.866mol산화동

 

1.866mol산화동 X (79.5g산화동/1mol산화동) = 148g산화동

 

몇 단계를 거쳤지만 어려운 계산은 없습니다. 직장에 전해도금라인이 있다면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전해효율이100%가 나오진 않겠죠. 왜 차이가 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면 전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무전해 도금에도 같은 계산방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구리양이온에게 전자를 주는 것이 정류기가 아니고 환원제란 점이 다릅니다. 환원반응식을 보면 환원제로 쓰는 포름알데하이드와 구리이온이 2 : 1로 반응합니다.

구리이온 1mol이 환원하면서 포름알데하이드 2mol이 산화되어 포름산이 되고 4mol의 수산이온이 소모됩니다. 물론 반응효율이 100%란 가정하에서 입니다.

전해도금에선 흐르는 전류가 정류기에 표시되지만 무전해도금에선 전자이동량이 보이지 않으므로

거꾸로 환원량을 칭량해 소모된 포름알데히드와 수산이온 몰 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환원된 구리가 10g이라면(10/63.5)mol의 구리이온이 환원된 것이고, 다른 조성물이 같은 몰수비로 소모되거나 생성되었을 것입니다.

 

이론치로 계산된 값과 분석치를 비교하면 역시 100%가 되지 않을 겁니다. 포름알데하이드의 환원반응으로 소모되는 양에 더해 부반응인 카니자로 반응으로 소모되는 량도 있겠죠. 자연분해량, 증발량도 있을 겁니다.

 

분석치를 이용해 보충량을 계산하는 방식도 비슷합니다. 무전해도금액에서 조성물 보충은 액상의 보충액을 이용합니다. 보충액의 농도를 안다면 보충되는 조성물의 양을 계산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계산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보충액의 황산구리 농도를 알면 구리이온의 농도를 알 수 있죠. 구리이온농도가 1mol/L인 보충액을50ml 넣어준다면

 

1mol구리이온 X (50/1000) = 0.05mol 구리이온

 

을 보충한 셈이 됩니다.

 

지금까지 환원량 계산하는 방법을 알아봤습니다. 몇 가지 개념만 알고 있으면 어려울 것이 없고 내가 하기 귀찮으면 장비가 계산하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한 문제겠죠.

산화환원전위

​꼭지 2-2

산화환원전위

금속의 환원전위를 다뤄보려 합니다. 교과서적이고 압축된 설명을 피할 수 없기에 재미 없는 내용이지만, 도금과 관련된 주제들을 다루는데 빠질 수 없는 개념이라 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분들은 ENIG공정을 연상하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겁니다. Immersion gold 도금액에서 니켈금속이 이온화(산화)되고 금이온이 금속상으로 석출(환원)됩니다. 이러한 반응이 공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 알면 도금메커니즘 전체를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죠.

 

산화환원전위oxidation reduction potential, ORP 를 검색하면 산화/환원, 산화제/환원제, 산화양극/환원음극, 표준전극, 이온화 경향 등 기본개념과 연소, 산화방지제, 생체 반응, 촉매, 전기화학적 측정 등 다양한 분야의 설명들이 등장합니다. 여기서는 도금과 관련된 금속의 산화환원 반응에 집중해 금속의 산화환원전위를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몇 가지 금속의 산화환원반응의 사례를 살펴봅시다.

 

1. 철에 녹이 슨다.

철이 공기중의 산소에 의해 산화되고 산소는 철의 전자를 빼앗아 환원됩니다. 철과 산소의 화합물이 녹입니다.

 

2. 금속간의 산화환원

2-1 황산구리 용액에 아연금속을 넣으면 아연이 전자를 빼앗겨(산화) 아연이온으로 녹아 나오고 황산구리 용액 중의 구리이온이 아연의 전자를 빼앗아 환원됩니다.

 

2-2 황산구리 용액에 철못을 넣으면 철이 전자를 빼앗겨(산화) 철 이온으로 녹아 나오고 구리 이온이 철의 전자를 빼앗아 환원됩니다.

 

2-3 치환금 도금액에서 니켈이 산화되고 금이 환원됩니다.

 

3. 분리된 금속간의 산화환원

3-1 아연금속을 황산아연 수용액에, 구리금속을 황산구리 수용액에 넣고 두 금속을 전압계에 연결하면 전압이 발생합니다.

3-2표준수소전극의 개념도

 

4. 납축전지

4-1 구리전해도금

4-2 납축전지: 황산수용액에서 납은 황산납으로 산화, 산화납은 황산납으로 환원하며 기전력을 발생시킵니다. 반대로 전기를 흘려주면 반대방향으로 반응이 일어납니다.

 

가장 익숙한 산화환원 반응이 철이 부식하는 현상입니다. 철이 산소에게 전자를 빼앗기며 결합한 금속 - 비금속 화합물입니다. 2의 경우 1과 다른 점은 금속과 금속간의 전자를 뺏고 빼앗기는 반응입니다. 아연이 구리이온에, 철이 구리이온에, 니켈이 금이온에 전자를 빼앗깁니다. 1과 같은 점은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반응이라는 점입니다. 진행속도는 다르지만 반응은 한 쪽 방향으로만 자발적으로 진행됩니다. 반대 방향의 반응을 일으키려면 어떤 방식이든 조작이 필요합니다.

 

철이 녹스는 현상은 자발적으로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자연상태로 존재하는 철은 산화된 상태로 존재할 겁니다. 철 금속을 얻기 위해 광산에서 철광석을 캐내, 철광석에 포함된 철 성분을 뽑아 냅니다. 철광석 내에 존재하는 철은 산화된 상태이므로 1의 반응과 반대방향의 반응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제련공정입니다. 산화된 철로부터 산소를 떼어내기 위해 고온에서 탄소 또는 수소를 함께 넣어 줍니다. 산소가 탄소 또는 수소와 반응해 이산화탄소 또는 수증기가 되어 분리됩니다. 탄소와 수소가 환원제로 작용했습니다.

 

2Fe2O3 + 3C → 4Fe(s) + 3CO2(g)

 

반응물 산화수 Fe: +3, O: -2, C: 0

생성물 산화수 Fe(s): 0, O: -2, C: +4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다른 물질이 투입되고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2-1, 2-2에서 구리이온이 산화제로, 아연, 철이 환원제로 작용했습니다. 2-3에서 금이온이 산화제, 니켈이 환원제로 작용했습니다.

 

2-1에서 아연 대신 금조각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금이 구리이온에 산화되는 반응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반대로 금이온이 녹아 있는 수용액에 구리금속을 넣으면? ENIG의 경우처럼 구리가 산화되고 금이 석출됩니다.

 

결국 금속간 산화 환원반응에서 금과 같이 환원하는 성질이 강한 녀석이 있고 아연과 같이 산화되려는 성질이 강한 녀석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본 예에서 환원되는 성질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 금, 구리, 철, 아연 순서가 될 것이고, 산화되는 성질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면 반대가 됩니다. 즉 환원되는 성질이 강하다는 것은 산화가 잘 안 된다는 것이고 산화되려는 성질이 강하다는 것은 환원이 잘 안 된다는 것이므로 금속을 환원되려는 성질 또는 산화되려는 성질을 기준으로 줄 세우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산화되려는 성질을 기준으로 줄 세우기를 한 것이 교과서에 배운 이온화 경향입니다. 금속이 전자를 잃고 이온이 되려는 경향을 칼(칼륨), 칼(칼슘), 나(나트륨), 마(마그네슘), 알(알루미늄), 아(아연), 철, 니(니켈), … 이렇게 외웠죠.

 

3은 아연과 구리가 모두 금속상으로 각각 황산아연과 황산구리 수용액에 담겨 있는 상태입니다. 중간의 분리막은 아연이온과 구리이온이 혼합되는 것을 막고 황산이온만 통과할 수 있는 반투막이라 가정하겠습니다. 이 상태에서 금속상을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도선으로 연결하면 구리 쪽에선 구리이온이 금속구리로 환원되고 아연 쪽에선 아연금속이 아연이온으로 산화됩니다. 구리는 아연보다 환원되려는 성질이 강하고 아연은 구리보다 산화되려는 성질이 강하므로 아연금속이 산화하면서 잃은 전자가 도선을 통해 금속구리로 이동하고 수용액 속의 구리이온이 이 전자를 받아 환원하는 반응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전자의 이동은 곧 전기가 흐른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금속간 자발적인 전자 이동이 발생하도록 만든 장치를 갈바니 전지 또는 볼타 전지라고 합니다. 금속의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에 의한 전자이동을 통해 전기에너지가 만들어지는 시스템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전지의 기본 원리입니다.

 

2와 비교해 보면 3이 도선을 통해 전자가 자발적으로 이동하는 반면, 2의 경우엔 금속과 수용액이 맞닿는 표면에서 전자전달이 자발적으로 이루어 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발적인 전자의 이동을 에너지로 이용하지 못합니다. 갈바니 전지는 산화되는 금속과 환원되는 금속 사이에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직류전기가 흐르는 회로를 만든 것입니다.

 

갈바니 전지에서 전자를 잃는 금속(여기서는 아연)을 산화양극, 전자를 얻는 금속(여기서는 구리)를 환원음극이라고 합니다. 주의할 점은 이것은 정의된 명칭이지 전지에서 쓰는 음극(-), 양극(+)과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기억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산화되는 쪽의 전극을 애노드anode, 환원되는 전극을 캐소드cathode, 전자는 애노드에서 캐소드로 이동한다.

 

만약 3에서 아연-구리 대신 다른 금속을 이용하면 어떨까요. 구리보다 환원되려는 성질이 큰 금속을 쓰고, 아연보다 산화되려는 성질이 큰 금속을 쓰면 전자이동으로 얻는 에너지는 더 커질 것입니다. 1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 보다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이 더 큰 에너지를 가지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전기화학에서 이것을 전위차라고 합니다. 아연과 구리를 연결한 도선에 전압계를 연결하면 이 전위차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전기현상으로 보면 전자의 위치에너지 차이가 되니까 전압의 단위 Volt[V]를 씁니다. 전위차가 클수록 이동하는 전자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전기에너지가 발생할 것입니다. 아연-구리의 조합보다 아연-금의 조합이 더 큰 전위차를 가지겠죠.

 

이러한 관계를 정량적으로 표현한 것이 산화환원전위입니다.

각각의 금속이 산화 또는 환원되려는 성질의 세기가 다르기 때문에 전극을 어떤 금속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위차가 달라집니다. 위의 예와 같이 한 쪽 전극을 아연으로 고정하고 상대 전극을 바꿔가면서 전위차를 측정하면 각 금속마다 아연 대비 얼마의 전위차를 갖는지 수치화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기준점이 되는 아연전극을 기준전극이라고 합니다. 아연보다 환원되는 성질이 클수록 전위차가 크게 측정될 것이고 아연보다 환원되는 성질이 작으면, 즉 아연보다 산화되는 성질이 큰 경우에도 전자이동에 의해 전위차를 보일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전자이동의 방향이 반대가 될 것이므로 전위차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이면 되겠죠.

 

현재 전기화학에서는 아연을 사용하지 않고 백금을 수소이온 1mol 농도 수용액에 넣고, 외부에서 수소기체를 수용액 내부로 불어 넣어 기준전극으로 사용합니다. 여기서 백금이 산화하거나 환원하지 않습니다. 백금표면에서 수소이온이 환원해서 수소기체로 되거나 수소기체가 산화해서 수소이온이 되는 산화환원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것을 표준수소전극standard hydrogen electrode라고 합니다. (구리전해도금에서 불용성 양극을 연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불용성 양극표면에서 산화반응이 일어나죠. 양극표면이 산화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을 제공하고 산화반응에서 잃어버린 전자를 외부로 전달하는 전도체로 기능합니다.)

 

자 이 수소전극이 어떻게 기준전극으로 기능하는지 봅시다.

 

수소전극의 백금과 상대 전극을 도선으로 연결하고 전압계로 전위차를 측정합니다.

상대전극이 구리금속과 구리이온 수용액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수소전극 쪽의 수용액에 포함된 수소기체가 전자를 잃고(산화) 구리전극에서 구리이온이 구리로 석출되는 환원반응이 자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이 자발적인 반응으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고 이를 전압계로 측정해 전위차를 알 수 있습니다. 실제 측정을 해보면 전위차는 0.337V 로 측정됩니다.

 

상대전극이 아연금속과 아연이온 수용액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수소전극 쪽의 수용액에 포함된 수소이온이 전자를 얻어 수소기체로 환원되고 아연금속이 전자를 잃어 아연이온이 되는 산화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역시 자발적인 반응으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 전위차가 측정되는데 이 때 전자의 이동방향이 앞의 경우와 반대이므로 측정값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입니다. 실제 측정되는 값은 -0.763V 입니다.

 

결국 수소이온이 백금전극표면에서 환원되려는 성질과 상대 금속이온이 금속전극에서 환원되려는 성질의 세기 차이가 전위차로 표현되는 것입니다. 이 표준수소전극을 백금전극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백금 금속은 수소이온이 환원되거나 수소가스가 산화되는 반응이 일어나는 표면을 제공하는 기능을 합니다. 실제 기준이 되는 것은 주어진 반응조건에서 수소이온의 환원하려는 성질의 세기 입니다.

 

이런 식으로 어떤 금속의 표준수소전극에 대한 전위차를 측정한 값이 그 금속의 표준환원전위입니다. 환원하는 성질이 강한 금의 경우 큰 +값을 가질 것이고 이온화 경향 순서에서 앞에 있는 칼륨은 큰 -값을 갖습니다.

이제 표준환원전위가 무엇인지 아시겠죠.

 

 

그럼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봅시다.

 

ü  산화 또는 환원되는 성질의 세기 차이를 전위차로 측정할 수 있다.

ü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으로 전자의 이동이 발생하고, 전자의 이동으로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ü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을 반대로 일으키려면 인위적인 조작, 에너지가 필요하다.

 

쓸데없는 짓 같이 보이겠지만 황산구리 수용액에 구리-구리 조합의 전극을 구성해 금속 구리를 도선으로 연결하면 어떻게 될까요4-1. 당연히 어느 쪽에서도 전자를 밀거나 당기지 못할 테니까 전위차가 0V이고, 에너지도 얻을 수 없습니다. 만약 도선중간에 전기공급장치를 연결해 한 쪽에 +, 다른 한 쪽에  -전기를 걸어 준다면 +단자에 연결된 구리는 산화되어 이온으로 황산구리 수용액에 녹아날 것이고, -단자에 연결된 구리표면에선 구리이온이 전자를 얻어 금속구리로 석출될 것입니다. 바로 전해구리도금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흠, 뭐 새삼스럽게시리… 이거 까지.

 

라고 생각되시겠지만 굳이 이걸 등장시킨 이유는 사례 1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어서 입니다. 철이 산화되어 산화철이 되었는데, 이걸 다시 금속철로 만들기 위해 고온의 용광로가 필요했죠. 구리도금에선 구리이온이 금속구리로 환원되는데 전기만 걸어주면 됩니다. 물론 철광석을 암석덩어리이고 구리이온은 수용액에 해리된 상태로 있으니 상황이 다르죠. 여기서 강조하려는 것은 바로 그 상황을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에 따라 자발적이지 않은 산화환원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4-2는 자동차 부품으로 이용하는 납축전지 모형입니다. 황산수용액에 담긴 금속납과 이산화납 두 개의 전극이 있습니다. 금속납은 산화되어 황산납이 되고, 이산화납은 환원되어 역시 황산납이 됩니다. 이 반응은 자발적으로 일어납니다. 두 전극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자가 이동해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반응을 일으키려면 반대방향으로 전자가 이동하도록 전기를 공급해 주면 됩니다. 단 자발적으로 이동할 때 보다 강하게 전자를 반대로 이동시켜야 하니 좀 더 큰 전위차가 필요하겠죠. 이것이 납축전지가 방전, 충전하는 반응 메커니즘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이차전지(충전지)가 이러한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과 그의 역반응의 조합으로 기능합니다.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이 전기에너지가 되고 반대방향으로 전기에너지를 가해 그 역반응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산화전극과 환원전극 간의 전위차[전압,V]가 클수록, 시간당 이동하는 전자의 수[전류,A]가 많을수록 더 많은 전기에너지[와트,W]를 전지로부터 뽑아 쓸 수 있습니다.

 

산화환원전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전해도금, 치환도금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용한 개념입니다. 환원제를 쓰는 자기촉매형 무전해 도금과는 관계가 없을까요? 당연히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수용액의 금속이온에게 전자를 제공하는 환원제의 경우도 일정 반응 조건에서의 환원전위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금속이온과 착화합물을 형성하는 착화제의 경우 또한 금속이온과 착제간 결합력을 같은 원리로 수치화 할 수 있습니다.

넓게 보면 산화환원전위는 화학반응의 기본원리를 설명하는 방법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잘 알아두면 도금 반응 뿐 아니라 다양한 물리화학적 반응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분극또는과전압

​꼭지 2-3

분극 또는 과전압

도금할 때 원하는 석출상을 얻기 위해서, 도금액의 상태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첨가제를 이용합니다. 전해도금에서 대표적인 첨가제는 광택제, 레벨러, 억제제 라 불리는 유기첨가제류이고 무전해 도금에서 안정제가 빠질 수 없습니다.

 

이들 도금첨가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도금첨가제가 도금액 내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이해한다는 것이고, 어떤 물질을 도금첨가제로 이용한다는 것은 그 물질이 도금액에서 어떤 기능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도금첨가제로 이용하는 물질 자체보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떤 거동을 하는지가 주된 관심사가 됩니다.

 

도금액에서 주어진 환경은

 

- 도금액을 구성하는 물질들 - 물, 산, 염기, 금속이온, 불순물 등 - 과 혼합된 상태 및 이들과의 상호작용

- 도금액의 온도, 순환 및 교반, 전기장 등 물리적 환경의 영향

- 도금액과 전극 계면에서의 산화, 환원 반응의 연속적 또는 단속적 진행

 

등을 말합니다.

 

사실은 전해도금에서 이용하는 유기첨가제들에 대한 해설을 하려다 보니 이 물질들의 거동을 지나치게 단순화 시킨 문장들을 옮겨 적는 일이 되어버려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첨가제의 거동을 기대하는 일부만 부각해 설명하는 방식은 자칫 전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식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약간 돌아가려고 합니다. 전기분해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해 주는 여러 가지 기본 개념들 중에서 산화 환원이 전자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라면, 전극과 전해액 계면에서 물질들의 상태를 추정하는 데 반드시 등장하는 개념들이 과전압over potential, 분극polarization, 전기이중층electric double layer 입니다.

 

여기서 “추정하기 위해” 라고 표현한 이유는 전극과 계면에서 물질들의 거동을 직접적으로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색이 변하거나, 석출물이 생기거나, 크기가 변하는 정도는 육안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 물질들이 분자, 원자, 이온 수준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어떤 상호작용이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첨가제의 상태나 기능을 보기 위해 CVS cyclic voltammetric stripping 이나 Nyquist plot 을 이용하는데 이들이 보여주는 결과는 전기현상으로 치환된 간접적인 정보들이죠. 이 정보를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서설이 길었습니다. 전극반응을 설명하는데 분극, 과전압이 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지 봅시다.

첨가제를 고려하지 않고 전해구리도금이 시작되는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외부에서 전기를 가하지 않는다면 피도물 표면과 전해액 사이에 별다른 반응을 볼 수 없을 겁니다. 즉 전자의 교환이나 물질의 소모, 반응생성물이 발생되지 않습니다. 사실은 이러한 현상은 존재합니다. 무전해 도금된 피도물을 전해도금액에 방치하면 구리가 산화되어 산화물 또는 이온상태가 되고, 그 중 일부는 다시 금속구리로 환원되는 반응이 일어납니다만, 실제 도금과정에선 그럴 여지를 주지 않고 전기를 가하게 됩니다.

 

만일 오래 방치한다면 구리피막이 다 녹아나올 때까지 반응이 지속되거나, 어떤 시점에서 산화되는 속도와 환원되는 속도가 같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처럼 보일 겁니다. 이러한 상태를 평형에 이르렀다 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논의를 단순화 하기 위해 전기를 가하지 않은 상태가 평형에 가깝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제 전해도금이 시작되어 피도물에 마이너스 전위를 가해지면 전극 주위의 물질들 중 양전하를 가진 물질들이 전극표면으로 끌려올 겁니다. 구리이온, 수소이온(물 속이니까 H3O+상태로 존재하겠죠)이 전극표면에 끌려와 환원될 것이고 물과 같은 극성분자는 양전하 쪽인 수소 쪽이 전극을 향하고 전자가 풍부한 산소 쪽은 반대 방향을 향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전극은 전자를 공급하니 음전하가 많고, 전극 표면엔 양전하가 모이고 그보다 떨어진 전극 주변에는 양전하가 상대적으로 적게 분포하게 됩니다.

이렇게 전극과 전해액 사이에 만들어지는 전하분포를 전기이중층electric double layer이라 합니다. 즉 전극과 전해액 사이에 전위차가 있다면 이를 상쇄하기 위한 전하분포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림1 전기이중층]

전기를 가했으니 당연히 전극표면의 구리이온이 환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구리이온의 농도 분포는 어떻게 될까요. 전극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위치에서는 원래의 분포와 비슷한 수준을로 유지될 테니 여기서의 구리이온 농도는 처음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 위치를 전기이중층과 구분해서 벌크bulk라고 합니다. 

 

전극표면에서는 구리이온의 환원으로 구리이온이 소모되므로 여기서의 구리이온 농도는 벌크보다 낮을 것입니다. 전극과 가까운 위치에서는 전극표면과 벌크 사이의 구리이온 농도차를 해소하기 위해 벌크로부터 확산에 의해 구리이온이 이동해 올 것입니다. 이 위치를 확산층이라고 합니다. 각 위치에서 구리이온의 농도분포는 대략 그림과 같이 표현됩니다. 그림에서 CB는 벌크에서의 구리농도, CS는 전극표면에서의 구리농도, CD는 확산층에서의 구리농도입니다.

 

[그림2 구리농도분포]

구리이온이 벌크로부터 확산되어 전극표면으로 이동해 환원되는 과정을 구분해 보면,

 

Step1 벌크로부터 전극표면까지 구리이온의 이동

Step2 전극표면에서 구리이온의 환원

 

두 개의 스텝을 거쳐 구리가 석출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양극-음극간 전위차를 가했는데 벌크로부터 전극표면까지 구리이온이 잘 확산되지 못한다면 구리가 석출되는 속도가 떨어질 것입니다. 즉 환원전류가 감소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 동일한 전류밀도 하에서 도금액이 잔잔한 상태와 블로어링과 같은 기계적인 교반이 있는 상태를 비교하면 잔잔한 상태에서 CB와 CS의 농도차이가 더 클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잔잔한 상태의 도금액에 연결된 정류기의 전압이 더 큰 수치를 나타낼 겁니다. 느린 확산 속도를 보상하기 위해 보다 큰 전위차가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즉 정전류(일정한 전류)하에서 확산 속도가 전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정전류 상태에서 전기분해할 때 교반여부에 따라 전압이 변하는 현상과 같은 이치입니다.

 

전극표면에서 구리이온이 구리원자로 환원하는 반응은 자발적인 반응입니다. 그런데 자발적인 반응이라 해도 각각의 반응이 진행되는 양상은 사뭇 다릅니다. 예를 들어 산소와 수소 기체가 만나면 즉시 반응해 물이 됩니다. 반응속도가 매우 빠른 반응입니다. 비슷한 예로 나트륨이나 칼륨을 물에 넣으면 폭발적으로 반응합니다. 반면 가스레인지에서 도시가스가 연소하는 반응은 자발적인 반응이지만 연소반응을 시작하기 위해 건전지로 스파크를 발생시켜 주어야 합니다. 성냥에 불을 붙이기 위해 마찰을 가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4개의 반응 모두 자발적인 반응인데 도시가스와 성냥의 경우 반응을 촉발시키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자발적인 반응에서도 반응물이 생성물이 되기 위해서 최소한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활성화 에너지 Activation energy라고 합니다.

 

이 활성화 에너지는 반응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른데, 활성화 에너지가 크다면 자발적인 반응이라 해도 잘 일어나지 않거나 느린 속도로 반응하게 됩니다. 한편 의도한 반응의 활성화 에너지가 커서 원하는 만큼 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때 촉매를 쓰면 촉매가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반응속도를 빠르게 해줍니다. 이렇게 반응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을 정촉매라고 하고, 반대로 반응속도를 늦추는 물질을 부촉매라고 합니다. 무전해 도금에서 이용하는 귀금속 촉매는 피도물 표면에서 환원반응의 촉매로 작용합니다. 반대로 안정제는 환원반응을 억제하는 부촉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활성화에너지는 반응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여기서는 전해반응이므로 정류기에서가해 주는 전기에너지가 활성화에너지를 극복하고 반응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자, 이렇게 보면 우리가 도금을 위해 설정한 전류밀도에서 전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각 스텝에 존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첫 스텝에서 구리이온의 확산속도가 요인이 되고, 두 번 째 스텝에서 활성화에너지가 요인이 됩니다. 전자를 농도분극, 후자를 활성화분극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분극polarization의 개념은 전기현상에서의 분극 또는 전자기파의 편광과 다른 개념입니다. 전극과 전해액 사이의 계면에서 전위차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이지만 전기현상으로 해석하다 보니 선택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기화학분야에서 이 분극과 과전압overpotential은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과전압이라고 하면 전압 electric potential이란 말이 들어가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 좋습니다. 통상 분극으로 인해 과전압이 발생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엄밀한 의미를 따져보면 과전압은 앞서 잠깐 언급한 평형과 관계된 개념입니다. 전해도금과 같이 외부에서 전위차를 발생시키든, 전극표면에서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서 전위차가 생기든 평형상태에서 벗어난 상태의 전위차를 설명하는데 이용되는 개념입니다. 또한 전기분해에서 과전압을 해석할 때 농도분극, 활성화분극이 전압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전해액 자체의 저항을 별도의 요인으로 고려하기도 합니다. 전해액 자체의 저항이 당연히 전해전압에 영향을 미치겠죠. 그런데 이러한 구분이 사실상 의미는 없습니다. 분석방법에 따라,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분극이라 해야 하는데 과전압이라 해서 틀렸다는 식의 지적은 본 적이 없습니다.

 

분극과 관련해서 감극제 또는 소극제란 것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분극을 감소시키거나 소거해 주는 물질입니다. 전지에서 주로 쓰이는데, 예를 들어, 전해액 중의 수소이온이 전극표면에서 수소원자나 수소가스로 환원되어 전극-전해액 계면에서의 전하전달을 방해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수소를 수소이온으로 만들 수 있는 물질을 전해액 첨가제로 이용합니다. 전하전달을 방해한다면 전지전압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또 수소가스가 계속 발생한다면 전지의 부피가 달라져 전지 기능과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이 첨가제는 수소를 산화시키는 산화제 성분입니다. 엄밀히 보면 농도분극이나 활성화분극과는 구분되는 개념인데, 통상 감극제depolarizer라고 합니다.  

 

끝으로 오해를 피하기 위해 보충설명을 하자면 앞에서 전압, 전위차, 전기(적) 에너지 등의 용어를 별다른 설명 없이 썼습니다. 전압과 전위차는 같은 의미로 혼용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단 전압은 전기 에너지와 구분되어야 합니다. 전기에너지의 단위로 Wh(watt hour)를, 전기에너지의 일률의 단위로 W(watt)를, 전압과 전위차의 단위로 V(volt)를 씁니다. 일률P은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전압, 전위차 : electric potential

전기에너지 : electric energy, electric potential energy

일률 : power

일률P = 에너지/시간 또는 일/시간

P[W] = V[V]I[A]

 

일률은 단위 시간당 가해준 에너지 또는 해 준 일입니다. 또 일률은 전압과 전류의 곱이므로 같은 전류에서 전압(또는 전위차)가 크다는 것은 시간당 더 많은 에너지를 가해주거나 많은 일을 해준다는 뜻이 됩니다. 

분극과 도금첨가제

​꼭지 2-4

분극과 도금첨가제

분극overpotential 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마쳤으니 이것이 첨가제의 거동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아볼 차례입니다.

 

사실 분극, 과전압이란 개념 자체가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 성격의 것인데다 이론적인 배경지식이 전제되어야 하므로 실무에서 잘 쓰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정데이터 또는 실험데이터를 분석하는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즉 도금액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특히 첨가제 관리를 위한 도금액 분석의 상당 부분이 분극이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해석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CVS cyclic Voltammetric Stripping 을 이용한 첨가제 분석의 경우 전극에 전위를 바꿔주면서 흐르는 전류를 측정하거나 일정전류(정전류)상태에서 첨가제의 농도를 변화시키면서 전위의 변화를 측정하는 분석 기법을 이용합니다. 물론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응용기법이 있고 실험 주체의 설계에 따라 고유한 분석 기법을 개발해 이용하기도 합니다.

 

어떤 기법을 이용하든 관심 있는 물질(여기서는 첨가제와 같은)들의 벌크에서 전극-전해액 계면으로의 확산, 전극표면에 흡착adsorption정도 또는 흡착력, 전극표면에서의 산화-환원 반응속도, 계면의 전기적 저항효과 등의 이론적 가정은 분극 또는 과전압 그리고 전기이중층 해석 모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도금첨가제 거동을 해석하는데 분극이 어떻게 관계되는지 간단한 예를 보려고 합니다. 실험내용이해를 위해 먼저 반도체 구리전해도금용 첨가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반도체 구리전해 도금액의 첨가제로

 

1) 억제제 suppressor or inhibitor

2) 반억제제 또는 촉진제 anti-suppressor or accelerator

3) 평탄화제 또는 광택제 leveler or brightener

 

등 세 가지 유기물을 이용합니다.

 

억제제는 말 그대로 구리전착을 억제하는 물질입니다. PCB 홀도금액의 웨터wetter와 같은 역할입니다. 대표적인 억제제로서 폴리에틸렌 글리콜polyethylene glycol PEG를 씁니다. 이렇게 생긴 녀석입니다.

그림에서 괄호에 아래첨자n이 붙은 건 그 부분이 여러 개 반복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용도에 따라 수십 내지 수백 개가 반복된 기다란 분자를 만들어 씁니다. O는 산소, 꺽인 선은 탄소 하나와 수소 두 개를 단순화한 표시법에 따라 그린 것입니다. 분자식으로 다시 쓰면 H−(O−CH2−CH2)n−OH 이 됩니다.

촉진제는 억제제의 작용과 반대 역할을 합니다. 구리전착을 촉진시킨다는 의미인데, 사실상 촉진제가 도금속도를확 높인다기 보다는 억제제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기능을 하므로 반-억제제라고도 합니다. 대표적인 촉진제는 비스설퍼프로필다이설파이드bis-(3-sulfopropyl) disulfide (SPS) 입니다. 통상 SPS라고 약칭합니다.

이 두 가지 물질과 염소이온Cl- 이 상호작용하여 소위 bottom up filling이 된다고 봅니다. bottom up filling은 트랜치trench 또는 블라인드 비아blind via 의 바닥을 채워 올라오는 도금을 말합니다. 억제제가 피도물 표면과 측벽에 흡착해 구리전착을 방해하고 촉진제는 바닥에 집중되어 억제제의 효과를 상쇄함으로서 보이드 없이 좁고 긴 홈이나 막힌 구멍 형상의 피도물을 채운다고 해석합니다.

 

이를 설명하는 메커니즘의 키워드는 확산속도, 흡착, 기하적 형태입니다. 메커니즘을 단순화해 보면, 억제제PEG에비해 촉진제SPS의 확산 속도가 빨라 바닥위치에 촉진제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됩니다. 반면 측벽과 표면엔 억제제가 흡착되어 전착속도를 늦추는(분극이 커지는) 효과를 발휘합니다. 염소이온은 PEG가 피도물 표면에 흡착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전착이 진행되면 홈의 바닥이 더 좁아져 바닥이 V 모양으로 좁아지며 전착되고, 더 진행하면 뾰족한 V 형상이 점차 완만해 지면서 결국 보이드 없이 홈을 메꾸게 됩니다.  

 

평탄화제는 기본적으로 도금을 억제하는 물질이므로 제2 억제제라고도 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세가지 물질 - 억제제, 촉진제, 염소이온 - 만으로 홈을 채우면 채워진 홈 위의 표면이 볼록하거나 오목해 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소량의 평탄화제를 이용하면 이러한 현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대표적인 물질로는 야누스 그린 B Janus Green B JGB 란 녀석을 이용합니다.

결국 억제제와 평탄화제는 분극을 크게 하는 작용을 하고, 촉진제는 분극을 감소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물론 분극만으로 현상 전반을 모두 설명할 수 없습니다. 첨가제 자체의 특성과 첨가제간 상호작용, 전류밀도, 도금액 저항, 불순물, 반응생성물 및 도금액의 노화와 관련된 변화 등 여러 가지 변수들… 아 머리 아파지기 전에 여기까지.

 

아무튼 기본적인 메커니즘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보다 복잡한 현상에 대한 이해로 나갈 수 있으니 앞으로 차근차근계단을 올라 보겠습니다. 나름 고민해서 고른 첫 발걸음은 첨가제의 분극 측정 실험입니다. 이 실험은 케이스 웨스턴리저브 대학교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대학원 James David Adolf 의 논문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실험을 요약하면 첨가제를 넣지 않은 도금액에 전극을 넣어 일정한 전류를 흘려준 상태에서 위 첨가제를 넣어가며전압의 변화를 관찰합니다.

 

도금액 초기조성과 조건은 이렇습니다.

 

황산구리 농도 0.5 M CuSO4

염소이온 농도 70 ppm Cl-

pH =2

전류밀도 30 mA/cm2

전극회전속도 200RPM

 

여기에 억제제, 촉진제, 평탄화제 순으로 넣어주며 전압이 어떻게 변하는지 보는 실험입니다. 억제제, 촉진제를 각각 150ppm, 50ppm의 농도로 주입하고 평탄화제는 4ppm씩 5회 주입합니다.  단 여기서 전극은 실제 반도체 웨이퍼 시편이 아니고 실험용 구리 전극입니다. 원형의 구리표면이 노출된 형태이고 교반을 고려해 회전시킬 수 있는 구조입니다. CVS분석장치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전극으로 RDE rotating disk electrode라고 합니다.

 

전압변화를 전압-시간 그래프로 나타냈습니다.

그림에서 전압이 음의 값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이 실험에서는 3전극셀을 이용하므로 도금용 정류기에 표시되는 전압과 다르게 표시됩니다. 일반적인 정류기의 전압은 음극-양극간 전위차를 보여줍니다. 말 그대로 얼마만큼의 전압이 걸리는지, 전위의 차이만을 나타내므로 양의 값으로 표시됩니다.

 

3전극셀은 관심있는 전극표면을 작업전극working electrode, 작업전극과 반대극인 상대전극counter electrode, 작업전극과 상대전극의 전위의 기준이 되는 기준전극reference electrode, 이렇게 3개의 전극으로 구성됩니다. 작업전극과 상대전극은 전류를 흘려주는 방향에 따라 한 쪽은 산화양극, 다른 쪽은 환원음극이 됩니다. 이 두 전극 간의 전위차를 달리해서 전류량이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전류량을 바꿔주면서 전압변화를 볼 수도 있습니다.

 

기준전극은 말 그대로 전위변화의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전위가 변화할 때 작업전극과 상대전극의 전위차만을 본다면 각 전극의 전위가 각각 얼마만큼 변화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기준전극의 전위값을 기준으로 삼으면 기준전극 전위 대비 작업전극의 전위변화와 상대전극의 변화를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표시된 전압은 기준전극 대비 전위값입니다. 음의 값으로 표시된 것은 작업전극(여기서는 RDE)이 환원음극이 되도록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죠. 작업전극에서 구리가 도금되는 상태입니다. 작업전극과 상대전극의 전위차를 크게 할수록 작업전극의 전위값은 음의 방향으로 커질 것이고, 상대전극의 전위값은 양의 방향으로 커지게 됩니다. 여기서는 전류밀도가 고정되므로 정전류 조건이고 전압을 별도로 조작하지 않으므로 첨가되는 첨가제에 따라 전압이 변하게 됩니다.

 

Base solution은 첨가제가 주입되지 않은 도금액 상태입니다. 여기에 먼저 억제제PEG를 주입하니 전위가 더 큰 음의 값으로 변합니다. 억제제로 인한 분극이 전위차를 크게 만들었습니다. 정전류 상태에서 전압이 증가했으니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촉진제SPS를 주입하자 전위가 반대방향으로 변화합니다. 억제제에 의한 분극을 감소시킨 결과입니다.

 

그런데 억제제를 주입했을 때 전압변화와 촉진제를 주입했을 때 전압변화 양상이 확연히 다릅니다. 억제제를 주입했을 때 전압이 수직에 가깝게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데 반해 촉진제로 인한 전압변화는 완만합니다.

 

평탄화제를 5회에 걸쳐 주입할 때 마다 전압이 빠르게 변했다가 평평한 구간이 생기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억제제와 같이 분극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합니다. 2회 3회 주입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전압 변화폭이 작아짐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프를 통해 각각의 첨가제가 분극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킨다는 점 외에 전압변화 양상이 다르다는 것으로 각각의 거동이 다를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각 첨가제의 물질적 특성이 다를 것이고 첨가제간 상호작용이란 변수가 작용할 것이므로 이것을 해석하기 위해서 지금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 지고 있고 그 성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첨가제의 역할을 이해하는데 분극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사례로 알아보는 것이므로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잠깐 소개한 3전극셀과 첨가제 각각의 특성, 첨가제간 상호작용은 차차 주제를 정해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도금액안정제

​꼭지 2-5

도금액 안정제

무전해 도금액의 조성 중 빼놓을 수 없는 안정제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안정제stabilizer는 말 그대로 도금액을 안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첨가제입니다. 별도의 첨가제로서 안정제를 도금액의 필수조성으로 포함하는 이유는 무전해 도금액의 조성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도금액의 안정제들 - 다양한 물질들이 안정제로 이용됩니다 - 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모두 동일한 결론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즉 작용메커니즘에 대해 이견이 있거나 상이한 반응 모델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연구자들 마다 분석방법, 해석방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 화학공학부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일반적인 무전해 도금액은 도금하고자 하는 금속이온과 금속이온을 환원시키는 환원제를 기본으로 합니다. 즉 환원반응이 일어날 조건이 이미 갖춰진 상태입니다. 피도물이 도금액에 들어가 도금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대기 상태의 도금액은 겉보기에 아무런 반응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은 아주 느린 속도지만 이러저러한 반응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무전해 동도금액의 카니자로 반응은 환원제인 포름알데히드가 구리이온을 환원시키는 반응과 경쟁반응으로 도금이 진행되지 않는 동안에도 진행됩니다.(도금강좌 카테고리 산화와 산 참조 바랍니다.) 도금액엔 다양한 조성물이 포함되어 있고 환원제라는 반응 동력이 있으니 화학적으로 안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 상황에선 인위적으로 가해주는 촉매 외에 다른 물질도 촉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무전해 니켈도금에서 대표적인 물질은 니켈금속입자와 OH- 이온으로 둘러 쌓인 콜로이드 입자들입니다. 니켈금속입자는 소량이라도 표면적이 커서 자기촉매반응 self-accelerating chain reaction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될 수 있습니다. 콜로이드 입자 표면의 OH- 이온은 환원제인 차아인산이온과 반응해 니켈이온은 환원시키는 반응을 유발합니다.

 

콜로이드는 용매와 완전히 섞이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갈면 먹물이 되는데, 이 때 먹이 분자수준으로 녹는 것이 아니라 미세한 입자형태로 물 속을 떠다니고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들이 다시 뭉쳐버리거나 침전되어 바닥으로 가라앉아 버리면 먹물로 쓸 수 없지만 갈린 먹입자 대부분은 물 속에 고르게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붓을 먹물로 적셔 쓸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액체에 고체입자가 분산하여 콜로이드상이 될 수 있고 액체에 액체가 분산되어 있을 수 도 있습니다. 또 기체 중에 액체 또는 고체가 콜로이드 상으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기체 중에 분산된 액체의 예로는 안개가 있고 지긋지긋한 미세먼지는 공기 중에 고체입자가 분산된 콜로이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니켈금속입자는 도금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물질이고 콜로이드상의 입자들은 원료에 포함되었거나 외부에서 유입된 불순물일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소량이지만 조금씩 축적됩니다. 여기에 필터링이 부족하거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다면 이 물질들이 원치 않는 반응을 일으키거나 품질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렇게 발생한 불량사례는 후공정을 거친 후에 원인을 찾아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안정제는 원인물질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이들의 반응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도금액에 안정성을 부여합니다. 다양한 물질을 안정제로 이용하는데 무전해 니켈도금액에 안정제로 이용하는 물질들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6족 원소(최외각 전자가 6개인 원소)를 포함하는 화합물; S(황), Se(셀렌), Te(텔루륨)

 

2)산소를 포함하는 음이온; AsO3-, IO3-, MoO4-2

 

3)중금속 이온; Sn+2, Hg+, Sb+3

 

4)불포화 유기산; 말레산, 이타코닉산

 

불포화 유기산이란 물질이 약간 어렵습니다. 일단 유기산은 무기산과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둘 다 산인데, 유기산은 유기물, 무기산은 무기물입니다. 유기물과 무기물은 후려쳐서 구분하자면 동물, 식물처럼 생명활동을 하는 개체를 구성하는 물질들, 무기물은 암석처럼 생명활동이 없는 개체를 구성하는 물질들입니다. 유기물은 탄소, 수소, 산소, 질소와 같은 원소로 구성됩니다. 금속은 당연히 무기물이겠죠. 염산, 황산, 질산, 불산 은 무기산입니다. 대표적인 유기산은 카르복시산입니다.

 

불포화란 말은 포화와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많은 유기물질들이 탄소체인에 수소와 같은 원소가 붙어 있는 모양입니다. 탄소체인은 탄소와 탄소끼리의 결합인데, 이 결합이 단일결합일 수 있고, 이중, 삼중결합일 수 있습니다. 단일결합은 탄소 하나당 한 개씩 전자를 내놓아 전자 2개를 공유해 결합한 형태입니다. 이중결합은 탄소하나 당 전자를 두 개씩 내놓아 전자 4개를 공유해 결합한 형태입니다. 불포화라고 하면 그 분자에 이중 또는 삼중결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불포화 유기산은 유기물 중에서도 유기산 그 중에서도 탄소결합에 이중 또는 삼중 결합이 포함된 물질입니다.

 

물론 이들 말고도 안정제로 이용하는 다양한 물질들이 있습니다. 각각의 작용메커니즘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내용이 어렵기도 하고 지루할 만큼 길어질 것 같습니다. 위의 예는 주로 사용하는 물질을 보기 쉽게 구분한 것입니다. 다른 도금액에는 그에 맞는 안정제를 이용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전해 금도금액에 안정제로 탈륨Tl을 씁니다.

 

금도금액에 쓰는 탈륨을 촉매로 알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사실 탈륨은 안정제인 동시에 도금속도를 높이기 위한 첨가제로도 기능합니다. 이렇게 안정제 중에는 전착속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이는 것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전착속도를 높이기 위해 첨가량을 늘리면 안정제로서의 작용으로 인해 도금이 반응이 느려지거나 아예 도금반응이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적당한 첨가량이 있을 겁니다. 다양한 안정제들이 도금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습니다.

 

Test 1: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특정한 안정제를 주입한 도금액에 촉매를 조금씩 주입해가며 침전이 일어나는 시간을 비교함으로써 안정제의 효과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침전되는 시간이 길수록 안정제로서 강한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정해진 안정제와 촉매를 이용하는 경우 이들의 농도를 결정하는데 유용할 것입니다.

 

Test 2: 반대로 안정제의 양을 달리해 가면서 도금속도를 측정해 볼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수직축은 도금속도이고 수평축은 안정제 농도입니다. critical concentration은 도금속도가 0인 농도입니다. 즉 이 이상의 농도에서는 도금이 되지 않습니다

이 그림은 도금속도가 상승했다가 감소하는 형태를 보입니다. 모든 안정제가 이러한 패턴을 보이진 않습니다.

 

Test 3: 환원전위를 측정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안정제 농도를 조금씩 늘려가며 환원전위가 변화하는 것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critical concentration은 전위가 평평한 구간에서 벗어나는 농도입니다.

이 세가지 외에도 적절한 안정제를 선택하거나 최적의 농도를 선정하기 위한 다른 실험방식들이 가능할 것입니다. 당장 이 세가지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안정제로 이용할 물질을 선택한다면 어떤 결과를 보이는 물질을 선택해야 할까요.

 

Test 1의 경우(촉매를 가하는 방식)에 기본량(최소량) 농도에서 촉매를 가해도 침전이 일어나지 않거나 다량의 촉매를 가해야 침전이 일어난다면 안정제로 쓰기 어려울 것입니다. 도금이 아예 안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가해주는 촉매량에 비례해서 침전이 일어나는 시간이 짧아지는 쪽이 이용하기에 유리할 것입니다.

 

Test 2의 경우(농도에 따른 도금속도 측정) 도금속도가 커졌다가 감소하는 패턴의 경사가 크다면 도금품질을 유지하는데 불리할 것입니다. 안정제 농도가 약간만 변해도 도금속도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Test 3의 경우 평평한 구간이 좁을수록 농도에 민감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농도에 따라 전극전위가 크게 바뀌면 역시 도금품질을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만약 후보물질 중 콕 집어낼 만큼 만족스런 후보가 없다면 두 가지 이상의 후보 물질을 혼합해 실험을 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안정제 효과를 얻기 위해 두 세 가지의 안정제를 혼합해 이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끝으로 촉매독catalyst poison 과 안정제가 어떻게 다른지 간단히 짚어 보겠습니다. 앞선 글(분극  또는 과전압)에서 활성화에너지를 낮춰 반응속도를 높이는 물질을 정촉매, 반대로 반대로 반응속도를 늦추는 물질을 부촉매라고 했습니다. 안정제는 넓은 의미에서 부촉매라 할 수 있습니다. 촉매독은 촉매의 활성을 감소시키는 물질입니다. 안정제가 촉매독으로 작용한다면 정상적인 도금프로세스가 진행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촉매작용을 막거나 다른 첨가물의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은 안정제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네른스트식

​꼭지 2-6

네른스트식 Nernst eqn

표준환원전위를 앞에서 다루었습니다. 표준환원전위는 말 그대로 표준상태에서 측정한 환원전위입니다. 그럼 표준상태가 아닌 상태에서 환원전위는?

 

네른스트식으로 표준상태가 아닌 상태에서의 환원전위를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표준상태가 무엇인지 네른스트식에 의해 환원전위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네른스트식 이렇게 생겼습니다.

E0는 표준환원전위 입니다. R은 기체상수, T는 절대온도, n은 산화/환원 반응에서의 원자가, F는 패러데이 상수, ln은 자연로그, Q는 반응지수입니다.

 

기체상수는 기체의 압력, 부피, 온도간 관계식에 들어가는 비례상수입니다. 패러데이상수는 도금량 계산(링크) 에서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상수 라 함은 반응물질과 무관하게 값과 단위가 정해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상수들이지만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여기서는 물질의 양이나 상태를 에너지로 표현하기 위해 이용하는 정의들 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절대온도는 섭시, 화시 온도와 같은 온도체계인데 의미가 약간 다릅니다. 섭시 온도는 물의 어는 온도를 0도, 끓는 온도를 100도로 정하고 그 사이를 100등분한 온도체계입니다. 화시는 물이 어는 온도를 32도, 끓는 온도를 212도로 정한 온도체계입니다. 즉 물의 어는점과 끓는점을 기준으로 한 온도체계입니다. 절대온도는 열역학적으로 엔트로피가 0이 되는 온도를 0도로 합니다. 달리 말하면 물질을 이루고 있는 분자의 열에너지가 0인 상태가 절대 0도 입니다. 물의 어는점(0℃)을 절대온도로 환산하면 273.15[K]가 됩니다. K는 절대온도 단위입니다.

n은 산화환원 반응식에서 이동하는 전자수입니다.

 

 Cu2+ + 2e → Cu(s)  E0(V) = +0.337

 

에서 n=2 입니다.

 

네른스트식을 다시 쓰면

 

기전력(E) = 표준상태기전력(E0) - (RT/nF)lnQ

 

기체상수와 패러데이상수를 넣고, 온도를 25℃로 가정하고, 자연로그ln 를 상용로그log 로 바꿔주면

 

기전력 = 표준상태기전력 - (0.0592/n)logQ가 됩니다.

 

여기서 표준상태기전력은 표준환원전위입니다. 즉 표준환원전위는 반응에 포함되는 물질들이 표준상태일 때의 기전력입니다. 식에 의하면 Q값에 따라 기전력과 표준환원전위의 차가 달라집니다.

 

약간 복잡해져 버렸습니다. 먼저 표준상태가 뭔지, Q가 뭔지 알아야 전체적인 맥이 잡힐 것 같습니다. 표준환원전위를 측정하는 상황을 되돌아 보면,

왼쪽의 수소전극의 전위를 기준으로 오른쪽 구리전극의 표준환원전위를 측정합니다. 이 때 구리전극은 순수한 금속구리, 구리이온 농도는 1몰, 수소가스 압력은 1기압, 수소이온 농도는 1몰인 상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순수한 구리전극이 아니거나 구리이온, 수소이온은 농도가 1몰이 아니거나, 수소기체의 압력이 1기압이 아니면 측정되는 전극전위가 달라질 겁니다. 당연히 표준환원전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기준조건이 필요합니다. 화학에서 기체압력이 1기압, 농도가 1몰, 고체는 순수한 고체, 액체는 순수한 액체인 상태를 표준상태라고 합니다.

그래서 표준상태에서 수소전극을 기준으로 측정한 환원전위를 표준환원전위라고 합니다.

 

Q는 반응지수입니다. A와 B가 반응해 C와 D가 되는 반응이 있다고 가정하면, A, B는 반응물, C, D는 생성물이 됩니다. 이 때 반응지수는 아래와 같이 계산됩니다.

여기서 [A], [B], [C], [D]는 활동도 이고, 반응식의 계수 a, b, c, d는 반응지수 계산에서 지수로 계산합니다. 활동도란 혼합물 중에 존재하는 성분의 농도에 활동도 계수를 곱해준 값입니다. 이 활동도 계수는 다른 성분들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주기 위한 요소입니다. 결국 활동도는 혼합물로 존재하는 각 성분의 농도와 성분간 상호작용을 모두고려한 농도개념입니다. 정확한 개념이 궁금하신 분은 퓨개시티fugacity를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활동도 계수를구하는 것이 간단치 않기 때문에 활동도를 그냥 농도로 쓰곤 합니다. 여기서도 논의를 단순화하기 위해 [A], [B], [C], [D]를 농도로 놓고 설명하겠습니다.

 

위의 구리 표준환원전위 측정을 네른스트식으로 다시 써 보면, 구리가 환원되고 수소기체가 수소이온으로 산화되는 반응이 진행되므로

 

Cu2+(aq) + H2(g) → Cu(s) + 2H+(aq)

반응지수 Q를 계산해 봅시다.

금속구리: 순수한 구리금속 (= 활동도1),

수소이온농도 1몰 (= 활동도1),

구리이온농도 1몰 (= 활동도 1),

수소기체 압력: 1기압 (= 활동도1)

 

표준상태이므로 반응물, 생성물의 활동도는 모두 1입니다.

 

반응지수를 계산하면 Q= 1 이고 log1 = 0이므로

 

E = +0.337, 즉 E = E0

 

표준상태에서의 기전력은 표준환원전위와 같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표준상태에서의 환원전위가 표준환원전위이니까요.

 

결론, 네른스트식으로 표준상태가 아닌 상황에서의 기전력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반응물, 생성물의 농도(활동도)와 온도에 따라 기전력이 표준환원전위보다 크거나 작은 값으로 계산됩니다.

 

간단한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수소가스의 압력이 1기압에서 0.1기압으로 낮아진다면 기전력은 어떻게 변할까요. 반응지수가 10이 되고 log10 = 1 이므로

 

기전력 = 0.337 - (0.0592/2)*1

 

이 됩니다. 기전력이 0.0296V 낮아집니다.

 

만약 구리이온의 농도가 10배 커진다면 반응지수가 0.1이 되고 log0.1 = -1이므로

 

기전력 = 0.337 - (0.0592/2)*(-1)

 

기전력이 0.0296V 높아집니다.

 

반응식을 다시 봅시다.

 

Cu2+(aq) + H2(g) → Cu(s) + 2H+(aq)

 

반응물인 구리이온 농도를 크게 하거나 수소기체의 압력을 크게 하면면 반응지수의 분모가 커져 음의 값이 되고 기전력이 높아집니다. 구리이온에서 금속구리로의 환원전위가 높아지게 됩니다. 수소이온 농도를 낮추면 반응지수의 분자가 작아져 음의 값이 되므로 같은 결과가 됩니다.

 

반대로 구리이온 농도를 낮추거나 수소기체의 압력을 낮추면 반응지수의 분모가 작아져 양의 값이 되고 기전력이 낮아집니다. 구리이온의 환원전위가 낮아지게 됩니다.

 

반응물의 농도나 압력을 크게하면 오른쪽으로 가는 방향의 반응이 잘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서는 구리이온이 환원되고 수소기체가 산화되어 수소이온이 되는 반응의 동력이 커지게 됩니다.

 

반대로 생성물의 농도나 압력을 크게 하면 왼쪽으로 가는 방향의 반응이 잘 일어나게 됩니다. 여기서는 구리이온의 환원, 수소기체의 산화 반응의 동력이 작아지게 됩니다.

 

반응이 계속 진행해서 반응의 동력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되는 상태를 평형상태라고 합니다. 위 반응의 경우 구리이온농도와 수소기체 압력이 충분히 낮아지고, 수소이온농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반응지수가 커져 기전력이 0이 될 겁니다. 이를 평형에 이르럿다고 하며 이 때 반응지수값을 평형상수(K)라고 합니다.

 

평형상태에서의 네른스트식을 다시 쓰면

 

0 = E0 - (RT/nF)lnK

 

가 되므로

 

E0  = (RT/nF)lnK

 

음… 표준환원전위를 평형상수K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또 평형상수를 알면 반응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지 알 수 있습니다. 평형, 평형상수K는 화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항상 이용하는 이차전지로 스마트폰 배터리가 있습니다.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되었을 때 반응지수값을 Qc라고 합시다. 이 때 배터리 +,- 단자에 걸리는 기전력은 약 4V입니다. 방전하는 동안 배터리 내부의 반응은 자발적인 반응이고 이 자발적인 반응으로 인한 전자의 이동이 스마트폰을 작동시킵니다. 배터리를 완전히 방전시키면 전압이 0V인 상태가 됩니다. 내부의 반응이 화학평형에 이른 겁니다. 즉 방전하는 동안 반응지수가 Qc에서 평형상수K가 되었습니다.

 

이를 다시 충전시키는 동안 배터리 내부에서 방전될 때와 반대방향의 반응이 일어납니다. 반응지수값이 K에서 Qc가 될 때 까지 외부에서 에너지를 가해주는 것입니다. 충전되는 동안 배터리 단자에 걸리는 전압은 0V에서 점점 커져 반응지수가 Qc가 되면 다시 기전력이 4V가 됩니다. 결국 배터리 내부의 반응은 반응지수가 K값과 Qc값 사이를 오락 가락 하길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도금액에서 자주 쓰는 착화제는 기전력에 영향을 줄까요? 착화제는 금속이온과 배위결합해 착물을 형성합니다. 금속이온이 착화제에 잡혀있으니 금속이온 농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깁니다. 금속이온의 농도를 낮추는 효과 만큼 반응지수가 커지고, 반응지수가 커지는 만큼 기전력이 낮아질 것입니다.  

bottom of page